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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뇌졸중이 걸리셨다면 봐야할 글

뇌졸중을 겪으면 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을까?

 

을의 정취를 느끼기도 잠시, 어느덧 쌀쌀해진 날씨에 놀라는 하루하루다. 이렇게 날씨가 급변하고 점점 더 추워지는 날씨, 특히 겨울에는 뇌졸중(Stroke, CVA, 중풍 등) 위험이 더 심해진다고 한다. 실내외 온도차가 심하고, 그러다보니 갑작스러운 혈관수축으로 혈액순환과 혈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라고 한다. 뇌졸중의 위험인자는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고지혈증, 흡연, 음주, 비만 등'이 대표적이나,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질병임을 명심해야 한다.

 

뇌졸중은 뇌경색(infarction), 뇌출혈(hemorrhage), 일과성뇌허혈발작(Transient Ischemic Attack, TIA)으로 나눌 수 있다. 뇌경색은 혈전, 색전 등으로 혈관이 막혀서 뇌로 산소공급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고, 뇌출혈은 혈관이 터지면서 피가 고이는 것으로 손상이 나타나며, TIA의 경우 뇌경색과 비슷하나 24시간 이내에 회복할 경우로 보는데 이는 뇌졸중이 발생할 강력한 전조증상으로 보고 있다.

 

실제 뇌졸중을 겪은 것은 아니지만, 뇌졸증을 겪은 환자분을 치료하는 치료사로서 이번 글에서는 환자분이 가장 큰 불편함을 호소하는 움직임 자체에 대해서 설명을 해보고자 한다.

 

*참고:

이 글은 대중성을 표방하고 있기에 증상에 대한 설명은 일반화하고 있으나, 뇌졸중만큼 개별성 특징을 가진 질환이 없는만큼 손상 부위와 정도에 따라 개인차를 가질 수 있음을 알린다. 뇌졸중을 겪은 분이나 보호자의 경우, 전문병원의 전문의와 전문물리치료사에게 문의하시길 바란다.


Q. 뇌졸중을 겪으면 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을까?

1. 뇌졸중의 움직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움직임'의 이해가 필요하다.

직임은 크게 수의적, 불수의적 움직임으로 나뉜다. 수의적 움직임은 내가 의도하는 움직임의 대부분이며, 불수의적 움직임은 생각하지 않아도 저절로 나오는 움직임이다. *참고글(링크)

 

2. 움직임의 큰 역할을 하는 '뇌'에 대해서 알아보자.

졸중의 경우, 이 수의적, 불수의적 움직임 모두 고장이 난 상태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움직임을 총괄하는 중앙제어센터인 뇌나 척수에서 이상이 발생하여 명령전달이 잘 이루어지지 않거나, 엉뚱한 명령이 전해지는 탓이다.

수의적 움직임의 경우 실제적으로 명령을 내려야할 것을 내리지 못하기 때문이고, 자동으로 나타난다는 불수의적 움직임 또한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을뿐, 물밑에서 엄청나게 서로 정보를 주고받고 열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가는 통로(뇌혈관이나 뇌세포)가 통행불가(손상) 상태가 되어 저절로 이루어지던 것도 수행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뇌는 양쪽 Hemisphere를 가지는데, 좌뇌, 우뇌로 불리며 대부분 같은 역할을 하나, 각각 반구별 특징을 가지는 기능도 있다. 뇌졸중은 반신마비(Hemiplegia)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손상 범위가 어느 한쪽 뇌반구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개 우측 뇌손상의 경우 공간지각능력을, 좌측 뇌손상의 경우 언어능력저하를 동반할 가능성이 더 높다.*

 

*참고:

실어증(Aphasia)의 경우, 비단 좌측 뇌손상 뿐만 아니라 뇌영역 중 브로카(Broca area), 베르니케(Wernicke's area), 성대근육의 비활성으로 인한 구음장애(Dysarthria) 또한 그 원인일 수 있다.

 


3. 우리가 움직일 수 있는 기전은?

리몸의 신경계 구조에 대해서 알게 되면 움직임을 이해가 필요하다.

 

수의적 움직임의 대부분은 한쪽 뇌반구의 대뇌겉질(cortex)에서 시작하여 척수(spinal cord)를 경유하게 된다.

 

[비유타임 1] 대뇌겉질이 스위치(Swith)이자 트리거(trigger)로 볼 수 있다. 뇌를 다친다는 건 이 스위치가 고장나서 움직임을 생각대로 시작하기(및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을 뜻한다.

 

뇌와 움직임, 스위치 비유, *이미지:비행기 조종석 사진, CC0 Domain

 

위치만 누른다고 동작이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대뇌 겉질 및 다른 대뇌 영역에서 전달된 명령은 하행척수로(descending tract)를 통해 전달된다. 비유를 이어가자면 전달되는 '전선'으로 볼 수 있다. 우리 몸의 신경체계가 WiFi나 Bluetooth가 아닌 이상 신경전달은 척수로를 통해 오르고 내린다. 그래서 꼭 대뇌겉질이 다친 게 아니더라도 이 척수로에 해당하는 구간에 이상이 있을 경우 본래 하려던 움직임이 그대로 발현되기는 어려워진다.

 

지금의 비유를 정리하면,

* 스위치 / 버튼 = 움직임에 대한 의도, 뇌(Brain)

* 전선 / 연결된 선 = 척수(Spinal cord)

* 빛 / 버튼이 의도한 동작 = 움직임, 근육(Muscle)

 

척수 신경로는 명령이 전달되는 통로다, *이미지:네트워크 케이블, CC0 Domain

 

<막간의 신경해부학 지식>

움직임의 종류에 따라 해당하는 신경로(Tract)가 다르다. 수의적 움직임의 경우 숨뇌의 Pyramid에서 교차하는 신경로인 pyramidal tract가 있고, 교차하지 않는 신경로는 자세조절근과 같은 불수의적 근육을 담당하며 pyramid에서 교차하지 않는 extra-pyramidal tract가 있다.

 

그림은 Descending pathway 중 Lateral Corticospinal Tract이다. 대뇌부터 시작하여 척수까지의 신경로 뿐만 아니라 근육까지 연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신경로는 수의적 움직임과 관련있다. 그림의 가장 윗부분인 대뇌겉질부터 선을 따라가보자.

 

선의 시작은 우측 반구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자. Mid-brain의 Internal capsule을 지나 Pons와 Medulla의 Pyramid를 거쳐 Medulla-spinal cord juncture에서 반대측으로 교차를 하고 있다. 그림의 설명과 같이 이 신경로는Lateral corticospinal tract으로 Cervical spinal cord(목척수)의 Lateral column의 Lateral motor nuclei에 연접한다. 여기까지의 루트가 Upper motor neuron이다. 연접이후에는 Lower motor neuron인 α-Motor neuron이며, 이는 실제 움직임이 일어나는 근육과 연접하며, 실제적인 움직임의 스위치에 해당한다.*

*참고: UMN syndrome vs LMN syndrome 차이(링크)

 

('그래서 뇌졸중은 왜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건데??)

뇌졸중을 겪으면 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을까?

 

졸중이 걸린 사람들은 바로 이 '뇌'를 다친 사람이다. 뇌는 움직임의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뇌에는 다양한 스위치 역할을 하는 영역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가쪽 겉질척수로의 경우 팔다리의 움직임을, Reticulospinal tract의 경우 자세유지근과 같은 몸통의 불수의근의 움직임을 담당하는데, Cortex 손상이 생긴 것인지, Pontine의 손상이 있는지에 따라 움직임의 제한또한 여러갈레로 나뉘게 된다.

 

이쯤되면 드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뇌영역이 스위치 역할을 한다고 했는데, 엄밀히 말하면 뇌졸중은 뇌를 포함한 Upper motor neuron을 다친 것이지, 움직임을 수행하는 척수앞쪽부터 근육에는 직접적인 손상이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경색이나 출혈 등 뇌에 이상이 생긴 것을 수복하고 나면(스위치를 고치고 나면) 본래대로 돌아와야 하는 게 아닐까? 그말인즉 움직임도 다시 정상으로 돌아와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비유를 통해서 한번 더 가까워져 보자.

 

[비유타임 2] 워드 프로그램에서 키보드를 눌러서 화면에 글자를 띄우는 과정

  • 뇌: 쓰고 싶은 활자를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누름
  • 척수로: 키보드 블럭에서 전달된 내용을 확인하여 화면 표시할 수 있도록 연결되는 과정
  • 근육(및 알파 운동신경원): 화면에 나타나는 글자

 

키보드 자체에 고장은 없고(키보드 자체의 하드웨어적 문제가 없다고 봤을 때), 컴퓨터와의 전선 연결 또한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워드프로그램에서 키보드에 'A'라는 자판을 눌렀다면, 무엇이 나와야 정상일까?

당연히 'A'가 나와야 정상이다. 하지만 키보드에서 온 정보를 해석함에 있어서 프로세서에 문제가 있다면 다른 정보가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A'를 눌렀음에도 불구하고, 'B'가 나올수도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근육 자체에는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움직임을(혹은 의도된-수의적인 움직임) 만들어내기 어려운 것이다. 환자분 마음으로는 다리를 펴고 싶지만, 다리에 근육들은 약화가 있을지언정 문제가 없다고 봤을 때(신경 절단 등 정보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경우 제외) 다리를 펼 수 없기도 하다.

 

 

중추신경계 재생의 한계와 뇌졸중으로 인한 변화에 대해 알아보자.

 

  1. 뇌와 같은 중추신경계의 회복은 제한적이다.새살 돋듯이 신경 재생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뇌의 회복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재활 관점에서는 신경가역성(Neuroplasticity)을 자주 거론하는 편이다. 뇌세포의 재생은 새살 돋듯이 신경 재생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뇌 손상이 생기면 다른 곳이 그 역할을 대체한다든지, 다른 쪽으로 연접을 찾거나 심지어 손상당한 반대쪽 반구에서 그 역할을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역시도 본래의 역할을 100% 대신 할 수 있다고는 볼 수 없다. 사람들이 줄기세포에 대해 기대를 품고 열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체가 아니라 직접적으로 그 세포를 이식하고 분화할 수 있다면 그 역할이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말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재활치료는 필요할 것이라는 추측이 든다. 왜냐하면 우리가 처음 자전거를 배울때나 운전연수를 받을 때처럼, 처음 배우는 동작은 정제(refine)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 과정은 오직 실제로 뇌와 척수, 근육을 사용하면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2. 뇌손상은 1차성, 2차성 손상을 일으킨다.

분명 다친 곳은 뇌라는 곳인데, 뇌가 아프니까 근육도 아프다?! 근육은 직접적으로 충격을 받은 것도 아닌데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뇌졸중을 겪으면 1차성 손상(Primary Impairments)과 그로 야기된 2차성 손상(Secondary Impairments)이 나타난다.

1차성 손상
  • 근력의 변화
-근약화: 근육을 동원하는 힘이나 근수축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짐.
  • 근 긴장도(Muscle tone)의 변화
  • 근 활성화 및 움직임 패턴의 소실
  • 감각 결손 및 감각 통합의 기능 상실
  • 신체상(body schema)의 변화(소실)


2차성 손상
  • 근긴장도 약화로 인한 과가동성
  • 비사용으로 인한 가동성 제한 및 근약화
  • 손상된 신체상의 재학습(-> 잘못된 감각입력 내재화: 본인은 정상이라 여기지만 실상은 잘못된 저보를 정상으로 느낌)
  • 근골격계 조절능력 저하로 균형상실
  • 변형된 관절 위치나 근골격 조직의 변화로 통증 발생
  • 움직임, 근긴장도 등 소실로 관절 및 조직의 경직도 증진 및 가동성 소실

2-3일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만 있다가 오랜만에 움직이면 몸이 찌뿌둥하고 뻐근한 걸 느껴보았을 것이다. 이런 비사용으로 인한 가동성의 제한이 뇌졸중에서는 365일 나타나고, 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뇌졸중은 회복과정에 있어 급성기(~1개월), 아급성기(1개월~6개월), 만성기(6개월~)에 따라 그 양상을 달리하는데, 주로 급성기에는 근긴장도가 거의 없고 힘을 잘 쓰지 못하는데, 아급성기에는 근긴장도의 다양한 변화(급격하게 뻣뻣해지다가 낮아지기를 반복)가 나타나다가 만성기에는 긴장도의 들쑥날쑥한 변화가 줄어들고 움직임의 조절성이나 운동패턴을 강화시키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뇌졸중 발병 이후 시기에 따라서 내 마음대로 움직이는 범주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움직임은 운동신경 뿐만 아니라 감각신경의 통합이 필요하다.

움직임은 비단 운동신경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정확한 움직임을 위해서는 운동신경이 제대로 활동하여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나, 감각신경이 지속적으로 몸과 환경의 정보를 받아들여 전달하고 통합하여 실제적인 움직임이 부드럽고 원활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조절능력이 필요하다. 이에 뇌졸중은 운동신경 및 감각신경의 소실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에 마음대로 움직이고 싶어도 제멋대로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4. 근동원의 순서가 바뀌기도 한다.

근육의 종류는 주로 지구력이 강한 근육을 Type I근육(적색근, 지근), 파워가 강한 근육을 Type II 근육(백색근, 속근)으로 설명한다. 여기서 근동원이라는 개념도 덧붙일 수 있는데, 운동단위동원(Motor unit recruitment) 순서로 해너만의 크기 원리(Henneman’s size principle)를 따른다고 한다.

 

해너만의 크기 원리에 따르면, 작은 운동 단위가 큰 운동단위에 비해 좀 더 빨리 동원된다는 것인데, 여기서 작은 운동 단위는 주로 자세유지근에 해당하는 Type 1근육이 많고, 우리가 수의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주동근의 역할을 하는 큰 근육의 경우 앞의 운동단위보다는 좀 더 큰 운동단위라고 한다. 이해하기 쉽게 비유를 섞어보자면, 수도꼭지를 틀어서 호수에 같은 수압의 물을 흘려보낼때 가느다랗고 얇은 호수로 보내는 것과 큰 직경의 호수로 물을 흘려보낼때 전달되는 속도가 다르다는 것을 떠올릴 수 있다. 이처럼 작은 운동단위는 신경흥분성이 더 높고 빠르고, 작고 여러개의 운동단위를 동시에 동원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고, 큰 운동단위의 경우 운동단위의 숫자는 적지만 근섬유의 크기 자체가 크므로 좀 더 강한 힘을 만들어낼 수 있다. 조화로운 움직임은 이 둘의 동원이 적절하게 통합되었을 때 나타날 수 있다.

 

≫뇌졸중의 경우 이 근동원의 순서가 뒤바뀌게 되어 마음대로 움직이기가 어려워진다. 움직이고 싶은 근육도 움직이지 못하는데, 넘어질려고 할 때나 균형을 잡아야할 순간에 자세유지근이 동원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게 보일 수도 있다. 이는 자세조절근의 근동원(활성화)을 시키지 못하게 된 것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Upper motor neuron의 비정상적인 신경전도로 인해, 내 생각대로 마음대로 의도한 움직임을 하지 못하는 것과 동시에 내가 신경쓰지 않아도 되었던 불수의적 움직임인 자세유지에 필요한 근동원 등이 저절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한번 더 비유를 덧대보자면, 의도하는 움직임이란 하나의 스위치를 눌렀을 때, 나는 하나의 메인 스위치만 눌렀지만 그와 연관된 수십개의 종속 스위치가 동시에 발현되던 것이 뇌졸중 이후에는 메인 스위치가 잘 안눌리거나 눌렀음에도 종속되는 스위치 중 대부분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오작동을 보이는 것과 비슷하다.

 

Figure 1. Characteristics of motor units. (a) Motor units are recruited from the smallest to largest with increasing force production. Each circle represents a motor unit, and the area of each circle shows the different sizes of the motor unit pool. (b) The mean value of the motor unit firing rates plotted as functions of recruitment threshold. Regression lines are drawn through the data from individual contractions, with each data point representing an individual motor unit. /  https://www.mdpi.com/1036048
 

 

<간략한 요약>

Q. 뇌졸중을 겪으면 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을까?

 

A. 움직임을 조절하는 신경계의 손상으로 내 마음대로 움직이기가 힘들다.

-중추신경계인 뇌는 새살 돋듯이 회복되진 않는다. 다만 신경가역성(Neuroplasticity)을 따른다.

-뇌손상은 1차성,2차성 손상을 겪게 되어 움직임에 영향을 미친다.

-뇌손상은 운동신경 및 감각신경 모두의 기능이상이 생길 수 있어 움직임의 조화에 영향을 미친다.

-뇌손상은 운동단위의 동원순서가 뒤바뀌기도 한다.

출처 입력

[ 치료적 접근법에 시사점 ]

히 뇌졸중을 겪은 환자분들 중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는 생각을 가진 분이 생각보다 많다. 절대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전조증상이 있을 때 조치를 받았거나 골든타임 내에 조치를 받은 분의 예후는 대체로 좋았으나, 그렇지 않은 분들의 예후는 그에 비해 좋지 않았다.

 

앞서 설명한 뇌졸중에서는 하위운동신경원은 1차적 손상이 일어나지 않았기에 단순히 근육 자체의 문제로만 봐서는 반쪽짜리 치료적 접근이 되어 버린다. 근조직의 이상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순히 근육 상태의 호전만 바라는 마사지나 근골격 중심의 중재방법으로는 회복에 이르기가 어려울 수 있다.

 

치료적 접근으로 약화된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은 당연한 이치지만, 환자입장에서는 힘을 주는 방법 자체를 모르는데, 마치 체육관의 트레이너가 일반인을 교육할 때 '왜 이걸 힘을 못줘요??'하는 모습을 치료세션에서 그대로 하고 있다면, 이는 움직임의 스위치가 고장난 뇌졸중 환자에게는 너무도 어렵기에 치료사와 환자간의 이견을 증폭시킬만하다.

치료사는 환자분이 가지고 있는 역량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떨어지거나 왜곡될 수 있음을 상기시키고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당장의 Strenthening에 집중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신경근 연접을 조금 더 활성화시키고 증폭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시도하여야 한다.

 

('뭔말이야, 대체')

 

지막으로 요약해보자면, 뇌졸중 이후의 움직임은 우리가 생각하는대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 그 이유는 근육 자체만의 문제 뿐만 아니라, 그 근육을 움직이게끔 하는 신경조절회로 상의 문제로 야기되었다는 점이다.

 

뇌졸중 환자에 대한 우리 치료사가 해야할 것을 생각해보면 크게 두 가지 정도로 함축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신경조절회로의 연접 효능성을 높여주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그 연접효능을 향상시키는데 있어서 안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근골격계 혹은 피부, 감각 등의 요소들 또한 중재를 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정확한 움직임에 대한 재교육(학습)이다.

앞의 비유처럼 'A'를 쓰고 싶은데 'B'가 나오는 상황에서, 'A'를 쓰게 하는 방법을 재교육 해야하는데, 단순히 키보드에서 'A'블럭만 쉴새없이 누른다고 A라는 동작도 그에 관련된 근수축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A'를 의도했다면, 'A'라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환경적이든 기술적이든 다각도로 접근해보고 시도해봐야 한다.

뇌졸중의 특성상 막상 그 근육은 쓰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자꾸만 그 동작을 수행하게 되면 오히려 다른 동작을 재교육하는 것과 같다. 이 말은 단순 반복 근력강화 운동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뇌졸중 이후에는 동작의 패턴 또한 달라지고 자기가 쉬운 방향으로 좀더 잘 움직이게 된다.(그게 올바른 방향이 아닐지라도) 그래서 개별적 관절의 개별적 움직임은 줄어들고, 그 움직임을 대체할 보상운동(Compensation movement)이 덩어리채 나타나게 된다. 흔히 일어서는 동작의 증진을 위해 하지 신전근 강화를 목적으로 '환자분 밀어보세요'라는 큐를 주게 되는데, 이는 Hip, knee, ankle joint의 동시다발적인 근수축이 이뤄져 강화를 이룰수는 있으나, Hip, Knee, Ankle joint의 개별적 움직임(따로따로 시켜봤을 때)의 경우 잘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수의적인 근동원을 시키지 못하는 환자의 경우, 그 근육을 쓰지 않고서는 못 버티는(?) 자세를 일부러 유도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환측 하지로 무게를 딛지 못하는 분이 있다면, 양발로 서있는 자세에서 어떻게든 환측으로 무게를 옮겨보는 연습을 하거나 건측 하지를 바닥면에서 떨어지면서 자연스레 환측으로 무게가 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수축하지 못했던 근육을 수축(동원)할 수 있게 되었다면, 강화의 단계로 이어간다. 약해진 근육은 같은 파워를 낼 수 없어서 기능적 효율이 떨어지므로 강화를 이루면 기능 향상을 엿볼 수 있다.

 

두 번째, 그 연접효능을 향상시키는데 있어서 안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근골격계 혹은 피부, 감각 등의 요소들 또한 중재에 대한 이야기다. 환측의 근수축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로 상위 운동신경원의 고장을 1차적으로 지목했지만, 2차적인 근골격계 변형으로 인해 근수축을 일으키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근동원이 쉽고 강력한 가슴근육의 경우, 어깨관절 주변 근육의 대부분이 활성화되지 못하는데 이 가슴근만 활성화될 경우 어깨관절의 위치변형과 가동성 제한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환자는 자기도 모르게 팔을 들 때에도 팔을 밀 때에도 정작 써야할 팔근육을 쓰는게 아니라 가슴근육만 쓰게되는 것이다. 이럴 경우에는 과활성화된 근육의 긴장도를 낮춰주고, 다른 근육이 수축할 수 있도록 충분한 길이를 확보하는 치료적 중재가 필요하다. 상세한 중재법으로는 이미 우리가 하고 있는 P-ROM, A-ROM exercise, Joint mobilizaiton, Compression 등 이 있을 것이고, Weight bearing, Weight transfer 또한 이 중재법에 될 수 있다. 다만 환자는 과제의 난이도가 점점 복잡해질 수록 그 타이밍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고, 근동원의 지속시간이 짧을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천천히 정확하게 가이드할 필요는 있다.

 


용을 줄인다고 줄였는데 주저리 주저리 설명하다보니 본래의 의도와는 다르게 과도한(?) 전문용어의 혼용과 쉽지 않은 설명들로 가득찬 글이 된 것 같다. 여기까지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심심한 감사인사를 드리며, 뇌졸중이 걸리면 왜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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